다음 근무도 입고 공정으로 지원했지만, 출고 공정으로 배정받았다. 이 공정에서는 업무에 서툰 기자를 도와주는 분들과 친해져 휴식 시간에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한 분은 대학생 아들이 수업이 없는 날 물류센터에서 일하며 용돈을 번다는 말에 자신도 오게 됐다고 했다.
그는 “그럴 시간에 공부를 하던가 취직 준비를 하지 무슨 용돈을 버냐고 하고 싶지만, 아들이 취직할 때도 돈이 필요하기 때문에 아직 여유가 있을 때 운동한다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는 말에 대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이어 “노후 준비도 못했는데 아이도 여유있게 키우지 못해 허탈하면서도, 아직 이런 일을 할 수 있어 얼마나 감사하고 다행이냐”며 “우리 와이프는 하루 일해보더니 그 이후로 다시는 쿠팡의 ‘쿠’자도 안 꺼내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다른 분은 생계 때문에 돈을 벌기 위해 나왔다고 했다. 매달 버는 것은 정해져 있고, 매년 연봉이 오르는 것도 정해져 있는데 아이 둘을 키우는 데 들어가는 돈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연봉 때문에 회사도 옮겨보고 투잡러로 살고 있지만 항상 부족하다고 했다.
그는 “가끔 TV보면 다른 애들은 영어 유치원에 국제 초등학교로 시작해서 유학에 일류대까지 탄탄대로를 달리는데 우리 애들은 맞벌이를 하고 투잡을 뛰어도 그렇게 해 줄 수가 없다”며 “특별한 케이스 아니면 부모의 생활 수준을 대물림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답답하다”고 했다.
이어 “땡빚을 내서라도 남부럽지 않게 키우고 싶은데 우리같은 서민들은 벌어서 갚는다고 해도 대출을 안 해준다”며 “돈 나올 구멍이 안 보일 때 장기채무자나 상환불가능한 사람들이 채무 탕감을 받는 것을 보면 딴 생각을 했다가도 아이들 생각에 마음을 다잡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