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예언 속 대지진 보다 무서운
한반도 '열돔'
최근 '대재앙'이란 이슈가 온라인에서 화재다.
일본 만화작가 타츠키 료가 본인이 꾼 꿈을 풀어낸 만화 '내가 본 미래'에서 나오는 예언때문인데, 이 내용 중 일부가 실제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특히 가장 유명한 예언은 '2011년 3월 대재해'였는데, 이 시기에 실제로 도호쿠 지방 태평양 해역 지진이 발생했다.
이 만화가 최근 이슈인 것은 2021년 완전판에 추가된 대재난 내용 때문이다. 작가는 일본과 필리핀 사이에 분화가 일어나고 홍콩과 대만, 필리핀이 연결된 것처럼 보일 정도의 쓰나미가 일어난다고 예언했다.
이 예언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그야말로 '대재앙'인 것이다.

그런데 예언의 실현과 별개로 일본은 이미 엄청난 피해를 입고 있다. 이 대재앙 예언 때문에 관광객이 크게 줄어 관련 산업이 크게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노무라 종합연구소의 기우치 노부히데 이코노미스트는 이 '대지진설' 때문에 일본 광관 산업에 한화 5조 3000억원의 손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로 일본 아사히 신문은 과학적 근거 없는 소문때문에 지난 5월부터 일본 관광 수요가 급감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한국과 대만, 홍콩 등의 여행사에서는 7월과 8월 패키지 예약 취소가 급증했다. 실제로 일본 여행의 가장 큰 손해를 본 홍콩발 여행의 경우, 올해 5월 일본여행 예약 건수는 전년대비 11% 감소했고, 6월 하순부터 7월 초까지의 예약 건수는 전년대비 83% 감소했다. 일본 봄 여행 시즌이라고 불리는 4월부터 5월까지의 예약도 50% 감소했다.
예언 속 대재앙이 아니더라도 이미 현실 속 대재앙은 이미 시작된 거 같다. 바로 한반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열돔 현상'이다.
열돔 현상은 대기 상층 고기압이 열을 가두고 움직이지 않으며 대기 중 복사열을 가두어 놓는 현상으로, 최근 기후변화와 결합해 전 세계적으로 폭염을 악화시키고 있다.
열돔은 그저 덥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지난 2021년에는 캐나다와 미국 서부에서 발생한 열돔 현상으로 수 많은 희생자가 나오기도 했다. 당시 캐나다의 브리티시컬럼비아주는 49.6도를 기록했다. 2022년에는 영국 런던이 40도를 돌파하기도 했고, 2023년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는 41도 이상을 기록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8년부터 열돔 현상이 자주 나타나고 있는데, 2018년과 2023년, 그리고 지난해인 2024년은 우리니라 열돔 피해가 가장 심했던 해로 꼽힌다. 우리나라는 7월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권에 있는데, 여기에 티배트 고기압이나 중국대휵 고기압이 동시에 존재해 열돔을 강화시키기도 한다.
특히 기자는 2023년 7월 발생했던 열돔이 인상에 남는다. 당시 제6호 태풍 카눈(Khanun)이 한반도를 향해 북상하고 있었지만, 열돔에 막혀 정체됐고, 태풍의 냉각 효과조차 허용하지 않았다.
열돔은 지진이나 태풍과 달리 5∼15일 가량 정체하며 피해를 가중시키는데 그 무서움이 있다. 특히 도심지역이 주변보다 기온이 높아지는 열섬 현상과 겹치면 무시무시한 일이 벌어지게 된다. 인공 구조물이 열을 흡수해 방출해, 도심지의 기온이 올라가는 열섬 현상은 낮보다 밤에 뚜렸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열돔 현상 자체가 공기가 가둬져 기온이 빠져나가지 못한채 열을 흡수해 기온이 높아지는 상태를 의미하는데, 열섬 현상으로 사람이 많이 모여있는 도심지에 열대야가 나타나게되고, 열이 식어야될 밤에도 기온이 떨어지지 않고, 날이 밝으면 다시 열이 오르는 현상이 반복돼 기온이 회복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1년도 7월에는 야간 기온이 30도 이상을 기록하는 '초열대야'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가장 큰 문제는 인명피해이다. 열사병이나 심장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 실제로 2018년 열사병·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는 147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태풍 카눈을 밀어낸 2023년 열돔의 경우 온열질환자 1500명 이상을 기록하기도 했다. 2018년부터 2023년까지의 누적 온열질환 사망자는 300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고온에 의한 피해는 사람뿐 아니라 가축과 농작물에도 큰 피해를 입힌다. 닭이나 돼지, 소 등의 가축이 대량으로 폐사하고, 농작물이 고사해 수확량이 저하되기도 했다. 2018년도 열돔 당시에는 가축 500만마리가 페사했고, 농작물 피해는 1800억원 이상을 기록했다.


심지어 고온이 도로를 손상시키고, 철도의 선로를 변형시키기도 했다. 2018년 아스팔트 표면온도는 70도 이상을 기록했으며, 서울 일부의 도로가 노면 융기로 인해 차량 전복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2021년 대구 달서구의 한 도로에서 차량이 통행 중 타이어가 터지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또한 2018년 철도의 선로가 팽창돼 편차가 발생하기도 했고, 2023년도에는 충청·전라선에서 지반침하와 선로편심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렇다보니 냉방비 또한 재난이다. 더위 때문에 냉방기기의 사용이 폭증하게 되고, 특히 낮뿐만 아니라 밤에도 기온이 떨어지지 않으면서 전력 소비가 급등해 냉방비 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이다. 이같은 냉방비 문제는 특히 저소득층에게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지난해 정부는 한시적으로 전기요금 누진제를 완화조치하기도 했다.
이같은 열돔 현상에 올해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행정부는 지난 5월 15일 지난해보다 5일 빠르게 대책기간 운영에 들어갔고, 저소득·장애인·어르신 등 취약계층에 전기요금 누진을 완화하고, 냉방비 바우처와 냉방기기 보급 등을 지원한다. 또한 119 폭염 구급활동 대책으로 특별 구급대 운영을 확대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서울시 등 지자체는 실내 냉방쉼터를 연장하거나 확충하기도 했다.
그러나 열사병이나 온열질환의 경우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수분을 자주 섭취하고, 가장 더운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의 외출을 최소화하며 실내 온도를 26∼28도로 유지해 열사병·온열질환을 예방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