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가격보다 품질"

C커머스의 배신

"가격이 너무 저렴해서 호기심으로 제품을 몇 번 구매했지만, 막상 받아보니 질이 좋지 않아서 구입을 망설이게 되네요." 

최근 C커머스(중국계 이커머스) 테무에서 생활용품을 산 30대 가정주부는 이 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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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가 경쟁으로 치닫고 있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결국 소비자는 제품의 가격보다는 질을 구입에 중요한 잣대로 활용한다.

C커머스를 이용해 본 경험이 있는 국내 소비자 절반 이상이 가격이 높더라도 품질이나 신뢰도가 높은 국내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하는 경향이 높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중국 유통 플랫폼의 글로벌 확장과 대응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 테무 이용 경험이 있는 소비자 54.8%가 가격이 비싸도 믿을만한 국내 쇼핑몰을 이용한다고 발표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지난 1월 최근 3개월 내 알리, 테무, 쿠팡 등의 이용 경험이 있는 20∼69세 국민 1235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쇼핑몰 이용에 관한 온라인 조사를 실시했다.

응답자들이 조사 시점 3개월 이내에 써본 적이 있다고 대답한 온라인 쇼핑몰 비율은 알리, 테무, 쿠팡, 11번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중 쿠팡이 85.1%로 가장 높았다.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가 75.5%로 뒤를 이었고, 알리와 테무는 20∼30%의 구매 경험률을 보이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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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와 테무에서 상품을 구매한 응답자의 70%가량이 저렴한 가격을 가장 주요한 선택 이유로 꼽았고, 쿠팡에서 상품을 사는 이유로는 빠른 배송을 꼽은 소비자가 74.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중국 온라인 쇼핑몰과 국내 온라인 쇼핑몰을 비교했을 때 응답자의 60.9%가 국내 온라인 쇼핑몰 상품의 품질이 중국 온라인 쇼핑몰보다 좋다고 대답했다. 응답자의 67.7%는 품질이 유사한 상품인 경우 중국 온라인 쇼핑몰 상품의 가격이 더 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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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이용자들은 무엇보다 상품 품질 관리의 중요성을 지적했다. 테무 사용자의 절반 이상이 상품의 품질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고 응답했으며, 쿠팡 이용자는 리뷰의 신뢰성 강화가 가장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C커머스에서 구매한 상품에 문제가 발생하거나 불만족한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60.7%에 달했다. 이 중 15.5%는 고객 서비스 센터에 문의했지만 해결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테무에서 불량 제품을 구입한 경험이 있다는 40대 A 씨는 "가격이 저렴해서 산 제품이 하루도 못가고 망가졌다. 그런데 막상 환불이나 교환하려 하니 불편해서 그냥 폐기했다"며 "국내 이커머스는 제품의 환불이나 교환 부분에서 강점이 있기 때문에 다시 이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러다보니 최근 C커머스는 성장 정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와이즈앱·리테일이 발표한 4월 기준 MAU(월간활성이용자수) 자료에 따르면 쿠팡은 3339만명으로 1위를 지켰고, 2위는 893만명의 11번가가 차지했다. 알리(880만명)와 테무(847만명)는 각각 3·4위로 밀려났다. 이는 올해 초 알리·테무가 나란히 2·3위를 차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순위가 역전된 것.

한 이커머스 업계 전문가는 "'싼게 비지떡'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니다"며 "중국 직구 제품이 가격이 저렴해도 한번 사보면 왜 저렴한 지 알 수 있다. 한두번이야 소비해 보겠지만 결국 질 좋은 제품을 파는 쇼핑몰로 갈아타게 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결국 C커머스가 질 떨어지는 중국 제품 말고 한국 제품 판매에 열을 올리게 될 것"이라며 "실제로 알리의 경우 K베뉴를 통해 한국 상품 판매로 사세를 확장하고 있고, 테무나 최근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징동닷컴도 그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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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보다 품질"

C커머스의 배신

배종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