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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용성 고민하게 하는 이북리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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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기기를 좋아하는 기자에게 최근 포착된 제품이 있다. 이북(eBook) 리더기다.

최근 SNS를 보다가 한 게시물에서 이북리더기를 통해 SNS, 동영상도 지원한다고 소개하는 것을 보았다. 과거 기자가 사용했던 이북리더기는 텍스트로만 이뤄진 책장을 넘기는 것도 1~2초 가량 깜빡거리던 수준이라 상당한 관심이 생겼다.

전자종이는 새로운 페이지를 불러오기 위해 리프레시를 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이전 페이지에 있던 글자·그림이 잔상으로 남기도 한다. 리프레시 중 화면이 깜빡이는 특성은 사용자에게 피로감을 준다.

기자가 사용하던 '크레마 카르타'는 10년 전인 2015년 출시됐다. 2016년 당시 해외생활을 준비하며 갖고 있던 종이 책을 다수 처분하고 전자책을 읽겠다며 구매했다. 인터넷 사용이 원활하지 않았던 곳에서 제법 유용하게 사용한 기억이 있다.

하지만 인터넷 강국인 한국으로 들어오며 크레마는 잠들어 버렸다. 6년 가량 정도는 아예 꺼내보지 않았고 최근에는 어디에 뒀는지도 잊었다. 귀국 후에는 교보문고 이북 앱을 주로 사용했다.

오랜만에 추억의 기기를 찾았다. 상당한 시간이 지났으니 당연히 방전됐겠지라고 예상하며 충전 코드를 꽂고 전원을 켰지만 크레마는 예상 외로 강력했다. 남아있는 배터리가 85%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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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북리더기는 일반 디스플레이와는 달리 '전자잉크(e-ink)'를 사용한다. 픽셀 대신 전기 자극을 가하면 색이 바뀌는 미세한 캡슐을 사용한다. 캡슐 색이 바뀌면 다시 전기 자극을 가하기 전까지 색이 유지돼 전력을 추가로 소모하지 않는다.

전자잉크는 스스로 빛을 내지 않아 눈부심이 적다. 마트에서 사용하는 가격표시 화면도 전자잉크 디스플레이다.

태블릿은 백라이트로 사용자를 향해 빛을 쏘지만 이북리더기는 전자잉크 패널 쪽으로 빛을 쏘는 프론트 라이트 기능을 사용한다. 이에 따라 화면을 오래 봐도 비교적 눈에 부담이 적다.

관심을 갖지 못한 사이 이북리더기는 꽤나 큰 발전을 이룩했다. 

5인치대부터 10인치대까지 다양한 크기는 물론이고 한쪽에 물리 버튼이 있어 책장을 넘기기 편하거나 가로가 얇아서 한손으로 들기에 편한 등 디자인도 다양하다.

이제는 컬러까지 추가됐다. 

해외제품에나 있던 컬러 이북리더기가 국내에도 출시될 예정이다. 예스24는 풀컬러 화면으로 전자책을 즐길 수 있는 '크레마 팔레트'를 오는 20일에 정식 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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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좋은 이북리더기를 선뜻 재구매하기 어려운 이유가 있다.

오랜만에 사용하는 기기를 검색하자 구형 모델 지원 종료 소식이 잇따랐다. 기기에 내장됐던 뷰어도, 플랫폼도 지원을 종료했다. 새 기기를 사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같은 일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스마트폰이 주는 편의성에 너무 익숙해진 탓도 있다. 

이북리더기는 와이파이 연결이 가능한 곳에서 따로 앱을 설치하고 전자도서관, e북 서재 등을 사용하거나 개별 파일을 리더기에 넣어서 사용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책을 많이 읽는 상황인 대중교통에서 기기를 챙겨다니며 꺼내는 것도 스마트폰에 비해 어렵다는 점도 재구매를 머뭇거리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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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을 읽는 비율은 낮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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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3년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성인의 매체별 독서율은 종이책과 전자책을 함께 보는 비율이 41.6%, 종이책 32.3%, 전자책 19.4%, 오디오북 3.7% 등으로 나타났다.

전자책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밀리의 서재는 최근 향후 3년 동안 매년 200억원을 투자해 2027년까지 지난해 매출의 두 배인 1500억원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전했다.

시장이 안정적으로 성장하며 고객도 선뜻 전자책을 구매하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윈윈 효과가 생기기를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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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빛나 기자